법무법인 세잎 대표변호사 손우석입니다.

 

캄보디아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온라인 사기 조직이 '인신매매'로 주목받게 되었습니다만, 이들이 인신매매를 해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고 어떤 일을 해왔는지는 오히려 주목도가 덜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들이 대규모 온라인 사기를 어떻게 구성하고 진행해왔는지를 수없이 많은 피해사례를 통해서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형사전문변호사로서 수년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사기의 피해자를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천명단위로 '직접 대면상담'해왔습니다. 아마 저만큼 피해자를 많이 대면해본 변호사를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제가 피해자를 너무 많이 보다보니, 이제는 자다가 일어나도 온라인 사기 수법을 줄줄 꿸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수법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서 온라인 사기의 수법과 발전형태, 사람들이 왜 속는지 등을 차례차례 설명드리고자합니다. 이 글로 인하여 많은 피해가 미연에 방지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들은 섣불리 금전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전통적 보이스피싱과 완전히 다른 전략을 취합니다. 절대 먼저 금전이야기로 돌입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동안 사람과 깊이 있게 소통합니다.

처음 연락하게 되는 경로는 텔레그램 랜덤초대/ 유튜브광고/ 인스타그램/ 오픈채팅방/ 데이트앱 등 다양합니다.

 

내국인을 사칭하는 경우에는 주로 외모가 뛰어난 여성분의 사진을 프로필로 걸어놓고, ‘교수님’ 혹은 ‘전문가’의 비서나 조교라고 말하면서 리딩 단체 채팅방으로 안내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이 때도 전혀 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외국인임을 밝히는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외모가 뛰어난 여성분의 사진을 프로필로 겁니다(피해자 여성을 타겟으로 할 때는 연령에 맞춰서 근육질 남자 혹은 관리 잘 된 중년 사진) 로맨스 스캠 방식으로 신뢰를 형성하고, 영상통화도 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 투자사기

 

 

리딩방 혹은 단체방에 들어가면 특정인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주로 리딩을 진행하는 교수님이나 전문가를 사칭하는 권위자가 있습니다. 실존인물을 사칭하기도 하기 때문에, 정말 그런 사람이 있는지 검색을 해보는 것 만으로는 쉽게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방에서는 계속해서 ‘수익인증글’이 올라오고, 고맙다 최고다 등등 찬사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들은 전부 전문용어로 ‘서포터’라는 사람들입니다. 불법으로 유심을 구입하여 여러개의 아이디를 확보하고, 수십개에서 수백개의 아이디를 몇 명의 서포터들이 관리하면서 수익인증글을 올리고 권위자를 찬양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렇게 수십일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수익인증글을 보고 있으면, 심지가 올곧았던 피해자들이 ‘나만 돈을 못 벌고있네’라는 생각을 가지고 소액 투자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게 투자가 아니고 그냥 사기인 것이지요.

 

투자하겠다고 하면 앱이나 사이트를 소개합니다. 이 경우 앱이나 사이트 모두 허위인데, 정말 교묘하게도 현실의 시세와 정확하게 연동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앱이나 사이트 자체만 보아서는 실제 금값, 코인값, 주가지수 등이 제대로 표시되기 때문에 사기라는 점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입니다.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소액을 입금하고 투자진행하면 바로 출금도 해줍니다. 몇 번이고 출금을 진행해주면 피해자들은 이제 의심을 거두고 전재산을 던질 준비가 됩니다.

 

계속해서 돈을 넣는데 허위 앱 혹은 사이트에서는 막대한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표기가 되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정말 인생이 바뀌는 최고의 경험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게됩니다. 사기가 실제 진행되는 기간은 1달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피해자들은 그 기간 안에 전재산은 물론 빚을 져서 모든 돈을 다 집어넣으십니다.

 

 

나. 로맨스스캠

 

 

‘한국에서 살고 싶은 외국여자’를 연기하여 피해자에게 접근합니다. 피해자는 주로 남성이며, 나이는 20-50대까지 다양합니다. 초반에는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거나, 자신에게 돈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매우 전통적으로는 ‘파견군인인데 금을 대량으로 발견했다. 이 금을 한국으로 가져가서 당신과 행복하게 살고싶다’라는 수법이 전세계적인 유행을 탔으나, 현재는 이정도로 속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보다 요즘의 트렌드는 매력적인 분의 사진을 도용해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행위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사진으로 검색해보면 도용당한 분이 누구인지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한국으로 오는 비용, 혹은 어디에서 경유하다가 무슨 문제가 발생해서 돈이 필요하다, 가족들에게 무엇이 필요하다 라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후술할 ‘혼용’부분과 같이 신뢰를 확보한 후 다른 수법으로 넘어가는 것도 흔합니다.

 

 

다. 혼용

 

 

로맨스스캠을 시작으로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만든 후 ‘좋은 부업이 있다’/ ‘내가 투자로 돈을 많이 벌었다’ 라며 특정 사이트를 안내하고 거기에서 허위투자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 두 가지의 혼용/ 변칙방법입니다. 금이나 허위 코인의 거래소를 소개하기도하고, 쇼핑몰로 인도하여 구매대행이라며 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라. 부업알바

 

 

부업알바의 경우는 주 대상이 20-30대이고, 타겟은 여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쇼핑몰 등에 도전하고싶어하면서 사회경험이 많지 않은 여성을 노립니다.

 

'팀미션'이라는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핵심은 '내가 미션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다른사람들도 정산받지 못한다'라는 허위의 정보를 심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피해자가 미션이라는 이름 하에 돈을 계속 넣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경우에도 '팀원'들은 모두 한 패이고, 피해자만 거기에서 속고있는 것입니다.   

 

 

 

 

투자사기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50대 이상이 피해자의 절대다수입니다.

 

특히 은퇴한 분들이 많이 당하는데, 저는 이러한 현상을 인간의 원초적인 인정욕구에서부터 발현된 것으로 봅니다.

 

사기꾼들은 인간의 심리를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돈을 주는지를 잘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사람과 깊은 유대를 형성하고 내면의 아픔을 어루만져줍니다. 그래서 피해자분들이 주고받은 대화를 보면 많은 경우에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고백 아닌 고백’을 합니다. 연세가 있으시다보니 ‘꽃보다 당신이 더 아름답다’ ‘당신은 내 마음의 빛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십니다.

 

얼굴 한 번 보지 않은 사람에게서 고백까지 이끌어낸다는 점이 이 사기꾼들의 정말 무서운 점입니다. 그정도로 이들은 인간을 깊이 있게 알고 있습니다.

 

반대로 사기를 당하시는 분들의 연령이 높게 형성되는 것을 보면, 이분들은

- 은퇴 이후에 누군가로부터 여전히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시거나

- 가정에서 소외되시거나

- 돈을 벌어서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하고싶으시거나

- 사회적으로 성공적 지위에 있으셔서 당연히 투자도 실패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재산 +@인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이들이 인간의 심리를 잘 이용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인간은 어느정도 이상의 돈이 들어가고 나면 ‘이 사건이 사기이면 안 되는 상태’가 됩니다.

 

예를들어 내 전재산이 10억이라도, 이미 3-4억이 상대방의 손에 들어간 다음에는 ‘아 4억에서 멈추어야지 지금이라도 정신차려야지’라는 판단을 내리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계속해서 사기꾼을 믿으면서 ‘나는 사기당한 것이 아니야. 내가 지금 돈을 안 넣으면 4억을 날리지만, 돈을 계속 넣으면 저 사람이 20억으로 돌려줄거야’라고 자신을 위로하게 되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 상황을 벗어나서 반추해보면 오판이라는 점을 쉽게 깨닫고 본인이 왜 그런 의사결정을 했는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인간의 심리는 저렇게 무서운 의사결정을 하게 만듭니다.

 

 

 

 

 

 

이들은 한번 돈이 들어가면 끊임없이 데드라인을 설정합니다.

 

얼마 안에 돈을 넣어야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출금하려면 추가로 세금이나 수수료를 내야한다고, 이 돈을 얼마의 시간 안에 내지 않으면 돈이 다 날아가거나 계좌가 잠금된다 라고 협박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매우 짧게 설정됩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서 기한으로 계속해서 압박하면 인간이 비이성적인 결단을 내리기가 매우 쉽습니다. 지금까지 들어간 거액이 다 날아간다고 생각하면 더더욱이 판단할 수 없게되고, 사채를 써서라도 돈을 더 넣게됩니다.

 

 

 

 

 

 

이미 사기를 당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추가 입금만은 하지 않으셔야합니다.

 

개인정보를 넘기신 경우에는 변호사와 즉시 상담이 필요하고, 피해금액이 심각하다면 고소 진행의 도움도 얻으시기 바랍니다.

 

손우석 변호사는 온라인 사기의 완전한 전문가로서 피해자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이해하고, 의뢰인분에게 필요 없는 절차는 안내하지도 않습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편히 법무법인 세잎으로 연락주시기바랍니다.